법이야기 삶이야기[45]

▲선아름 변호사'법률사무소 해원' 대표(서석)홍천군청 법률상담 위원
▲선아름 변호사'법률사무소 해원' 대표(서석)홍천군청 법률상담 위원

우리 형법은 사람을 살해한 자에 대하여 사형,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. 그런데 강도를 하다가 사람에게 고의로 상해를 입히거나 과실로 상해를 입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. 법정형 하한이 살인죄는 징역 5년이지만 강도상해 또는 강도치상죄는 7년인 것이다. 사람을 죽인 행위보다 강도 중 상해를 입힌 행위가 더 중하게 처벌 받다니 일반인의 법감정에 의할 때 의아해 보이는게 사실이다.

반면 살인죄는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데 그래도 강도상해죄의 최고형은 무기징역이라는 점과 하한 징역 5년과 징역 7년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살인죄보다 강도상해 및 강도치상죄가 더 중하게 처벌한다고는 볼 수 없기도 하다.

그런데 법정형 징역 5년과 징역 7년은 선고형에서 굉장한 차이를 만든다. 그 이유는 형의 감경과 집행유예의 선고와 관련된다. 재판장은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형을 감경하거나 가중할 수 있는데 보통 실무에서는 가중보다는 감경을 많이 한다. 심신장애, 청각 및 언어장애인, 미수범, 자수 등은 법률상 감경에 해당되어 재판장은 징역형의 1/2을 감경할 수 있고, 피고인의 범인의 연령, 성행, 지능과 환경, 피해자에 대한 관계, 범행의 동기, 수단과 결과 및 범행 후의 정황 등의 정상을 참작하여 한번 더 1/2을 감경할 수 있다. 그런데 법률상 감경은 특별한 경우라 해당이 잘 안 되고, 보통은 초범이거나 합의가 되었거나 자백을 하면 법정형 하한의 1/2이 감경된다. 

그렇다면 살인죄를 저질렀지만 정상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최소 징역 2년6월이 선고될 수 있고 강도상해죄를 저질러 정상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사람은 최소 징역 3년6월이 선고될 수 있다.

한편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에는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. 이를 집행유예라 하는데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형 자체를 유예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처벌 받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 피고인에게 매우 좋다. 여기서 법정형 징역 5년과 징역 7년은 선고형에서 굉장한 차이를 만든다는 필자의 말이 어떤 뜻인지 눈치를 챈 사람이 있을 거다. 바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재판장이 정상을 참작하여 법정형을 감경하여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또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2년 등과 같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지만, 강도상해를 저지른 사람에게는 재판장이 정상을 참작하여 법정형을 1/2까지 감경한다고 해도 3년6월 형이므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. 

따라서 죄질이 나쁘지 않고 초범이고 자백을 하였고 합의를 한 경우에 사람을 살해한 자는 그 형의 집행을 유예 받아서 교도소에서 복역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, 강도를 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한 자는 결코 집행유예가 선고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루어야 한다.

이렇듯 불합리한 점이 있기에 강도상해죄의 법정형 하한이 7년인 점에 대하여 지금껏 5차례의 위헌 소송이 있었다.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다섯 번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. 헌법재판소의 다수의견은 “죄질의 경중과 법정형의 높고 낮음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므로 강도상해죄의 법정형의 하한을 살인죄보다 높였다고 해서 바로 합리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”며 “해당 조항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의 선고를 할 수 없도록 법정형을 규정했다 하더라도 법관의 양형 판단 재량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”라고 밝혔다.

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살인죄의 법정형 하한이 너무 낮은 건 아닌지 오히려 의문이 들었는데 독자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궁금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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